[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국군교도소에서 죄인에 대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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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Photo_2016-03-15-12-34-25_85Author : 남서울대 윤주영

캠퍼스 안에서 한 사람의 예배자로,
캠퍼스 선교사로 살아가고 싶은 남서울대 탑리더 윤주영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남서울대 12학번 윤주영입니다.
제가 군 생활 하면서 휴가 때마다 작성했던 군 소식지(군 기도편지)를 전역(16.1.27) 후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군대 안에서 제게 주신 마음들에 대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소식지에서는 저와 수용자의 관계, 수용동 근무 중에 배운 것들에 대해 나누고 싶습니다.

 

 

# 고마웠어요

국군교도소에는 미결수와 기결수가 있습니다. 미결과 기결은 분리되어 있는데 미결이었던 수용자가 형기가 확정되면 기결로 넘어가는데 형기가 1년 6개월이 넘으면 민간교도소로 이송을 가게 되어있습니다.

몇 달에 한 번씩 민간교도소로 이송을 가는데 이송 계호자* 명단에 제가 있었습니다. 수용자 1명당 2명의 계호자가 붙는데 제가 계호하게된 수용자는 제가 잘 아는 수용자였습니다. 민간교도소로 이송을 준비하면서 그 수용자와 대화를 조금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마웠어요.
제가 이 곳에서 생활하면서 날 인간적으로 대해준 근무자는
윤주영 근무자 밖에 없었어요.
정말 고마워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처음 자대에 왔을 때 품었던 마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을 품는 것.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할 역할이란 것을요.

*계호 : 범죄자나 용의자를 경계하여 지키는 것

 

 

 

 

# 아버지의 마음

수용자에겐 1달에 1번 3분의 정기통화가 주어집니다. 가족의 목소리를 유일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입니다. 전화를 할 때는 수용자 1명과 근무자 1명이 전화방에 들어가 근무자가 청취하면서 내용을 적습니다.

보통 아버지, 어머니, 아내, 자녀,형제와 통화를 합니다.
통화의 내용은 보통 ‘ㅇㅇ야 몸은 괜찮니?’, ‘아들아, 아픈데는 없지?’, ‘잘될거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엄마, 저는 잘지내요.’, ‘아빠,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요.’ 등 거의 안부를 묻는 전화입니다. 처음 전화 계호근무를 설 때는 아무 느낌 없었습니다. 그저 ‘수용자도 가족과의 통화할 때는 일반 사람과 다를 바 없구나.’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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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달, 두 달, 세 달, 다섯 달 정도 전화 계호 근무를 서다 문득 제 안에 ‘이것이 아버지의 마음이구나. 아 이것이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구나!’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수용자, 그들이 비록 죄를 지었지만 부모 앞에서는 자녀이구나. 똑같이 우리 사람도 죄인이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그 분의 자녀구나. 만약에, 내가 죄를 짓고 수용자의 입장이었다면 내 부모님도 내 죄와는 상관없이 나를 걱정해주었겠지. 내가 죄를 짓고, 어둠 가운데 있을 때, 3분의 전화 통화처럼 잠깐 하나님과 연결되어 그 분의 음성을 듣는다면 그 분은 뭐라고 하실까…?

‘윤주영, 너는 죄인이야 벌 받아 마땅해’ 이러실까?
아니, 하나님은 어둠 가운데 있는 나에게 건네는 첫 말은 ‘주영아, 괜찮니? 어디 다친데는 없니?’ 이겠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죄인이라 손가락질 하고 욕할지라도 나를 품고 괜찮냐고 묻는 것. 그것이 아버지의 마음,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다. 그것이 나를 향한 그 분의 사랑이다.

‘죄’ 그것은 부모와 자녀의 거리를 멀어지게 할 수는 있어도 관계까지 끊지는 못한다 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기도하는 것

28사단 윤일병 사건은 이 소식지를 보시는 분 거의 모두가 아는 사건일 것입니다. 그들이 국군교도소에 오기 전과 후에 대한 저의 반응에 대해 나누고 싶습니다.

처음 그들이 곧 자대로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지금까지 수용자들에게 잘해주었지만 그들은 도저히 품지 못하고 잘 대해주지 못할거 같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이 곳에서 품기로 한 마음에 대해 떠올랐습니다. 그들을 품기로 해놓고 이러면 안되겠다 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선임들과 이야기 하면서 한 선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일병 주범들 오면 잘해주지 못할거 같은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얼마 전 제가 마음 속으로 했던 말과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똑같은 것 같습니다.

수용동 밖에서나 안에서 그들을 향한 시선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들을 품기로요.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들이 불쌍하다.’ 이 말은 단순히 그들이 형기가 길고, 교도소에 왔기 때문에 불쌍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영혼이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상처받은 영혼들 수용동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영혼이 불쌍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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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들에게는 훈련병 때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편지가 있습니다. 어느 날, 28사단 공범 중 한 사람의 인터넷 편지를 나눠주던 중 내용을 읽게되었습니다. 그 편지는 어머니가 보낸 것이었는데 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고 교회 목사님께서도 기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편지 내용을 보는 순간 (누군가는 그들을 욕하고 비난하지만)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그들이 잘못한 것이고 죄가 무겁지만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요. 만약 제가 죄를 짓고 교도소에 있었다면 저의 부모님과 제가 다니는 교회 사람들은 저를 위해 기도하겠죠. 또한 여러분이 만약 죄를 지었다면 똑같을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잘못을 비난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습니다.

 

 

 

 

# 요셉이 되길

성경에 나오는 인물 중 죄를 지은 사람도 있습니다. 다윗은 성적인 죄를 지었고 모세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욕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우리는 그들의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나님의 일을 한 사람들이거든요.

우리는 죄를 지은 사람들을 욕합니다. 수용자들을 욕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결말을 모르거든요.
그들이 수용동을 벗어나 어떤 삶을 살지 모르면서 욕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모릅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 될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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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찬양의 제목을 봤을 때 무척 놀랐습니다. 제가 수용자들을 위해 기도하던 것과 같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처음 자대에 왔을 때 수용동에 들어갈 때마다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이 요셉과 같은 사람이 되기를요.
이들이 요셉처럼 결백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감옥에서 나가면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관련 글 읽기

① [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한 사람의 예배자 되기

② [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삶으로 드리는 예배

④ [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고난 중에 하나님의 살아계심이 의심스러울 때

⑤ [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그들은 수용복을 입은 죄인이고, 나는 전투복을 입은 죄인입니다

 

 

Author: YWAM CMK

그리스도의 청년들이 파도처럼 일어나 열방을 덮는 그날을 꿈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