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 남서울대 윤주영
캠퍼스 안에서 한 사람의 예배자로,
캠퍼스 선교사로 살아가고 싶은 남서울대 탑리더 윤주영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남서울대 12학번 윤주영입니다. 제가 군 생활 하면서 휴가 때마다 작성했던 군 소식지(군 기도편지)를 전역(16.1.27) 후 다시 한 번 정리해서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군대 안에서 제게 주신 마음들에 대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소식지에서는 부대 안에서 느낀 것들에 대해 나누고 싶습니다.
# 그들을 품다
제가 첫 번째 군 소식지(click!)에서 나누었듯이 저는 자대에 가기 전부터 국군교도소에 대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제 안에 떠오른 말씀 한 구절이 있었기 때문이죠.
“한밤중에 바울과 실라가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송하매 죄수들이 듣더라 (사도행전 16:25)”
이 말씀 구절을 통해 수용자에 대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국군교도소에 수감되는 사람들은 다양합니다. 그들의 죄는 폭행, 사기, 성범죄, 뇌물, 살인 등 여러 가지입니다. 세상 사람 그 누가 봐도 그들은 죄인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에게 다가갑니다. 예수님께서 다가간 사람들도 완벽한 사람들이 아니었거든요. 병든 사람, 아픈 사람, 예수님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가셨거든요. 그리고 저 또한 죄인이라는 사실이 생각났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생각으로 지은 죄도 죄’ 라고 하셨던게 떠올랐습니다. 저 또한 머릿속으로는 사람을 때린 폭행범이고 사기 치는 사람이고 성범죄자이며 사람을 죽인 살인자라는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들과 저의 차이는 죄를 실제로 지었느냐, 안 지었느냐 단지 그뿐이었습니다. 수용자들을 향해 제가 정죄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저는 그들이 어떤 죄를 지었든지 상관없이 다가갔습니다. 친밀하게 다가갔습니다. 저와 그들 사이에 죄로 인한 벽은 없습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들을 향한 태도가 이랬겠지? 그들과 친구처럼 지냈겠지? 그렇기에 저는 그들과 친구처럼 지냅니다. 또한 그들을 품고 있습니다.
# 근무vs예배
저는 주말에도 근무를 서야하는 헌병입니다. 주말에도 6시간 정도 근무를 섭니다. 만약 주말에 예배 시간과 근무가 겹치면 교회를 가지 못합니다. 일병 1호봉 쯤에 한 번 근무 시간이 예배 시간과 겹쳐 교회를 가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분대장에게 근무 시간을 조정해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때는 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느 날 저녁 점호시간에 분대장이 제가 기독교인인 것을 알고서는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
너라면 어떤 선택을 할거 같아?
일요일 근무 시간을 조금 줄 테니까 예배 시간대 근무 나갈래?
아니면 교회 가고 근무 시간 많이 나갈래?
“
2가지의 선택지,갈림길을 준 것입니다. 그 때 제 대답은 근무가 안 좋더라도 교회를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어느 주일날 근무를 봤는데 괜찮은 근무였는데 예배 시간과 겹쳐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용기를 내어 분대장에게 근무를 바꿔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분대장은 근무 조정을 해주었고 교회를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때 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했던 말은 “왜 그러냐. 좋은 근무인데 왜 바꾸냐. 미쳤냐.”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교회를 나가는 것이 좋다고 했습니다. 세상 사람의 기준은 자신이 편한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과는 다르게 예배를 더 중시하며 살고 싶습니다.
# 나를 돌아보다
상병을 달고 1차 정기휴가를 나가 남서울대 캠퍼스 모임(예배)에 간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캠퍼스 간사님께서 서로를 위해 기도를 해주고 하나님 음성을 듣고 나누는 시간을 가지자고 했습니다.
그 순간 전 당황했습니다. UDTS 훈련 받을 때는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에서 음성 듣는 시간을 많이 가졌지만 군대에 간 후로 음성 듣는 시간을 별로 가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훈련 때부터 배우고 해왔던 것이 있었기 때문에 음성을 듣고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보고 제 안에 떠오른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사명선언문’ UDTS를 수료하면서 내가 이렇게 살겠다고 다짐한 것이 떠올랐습니다.
‘아 그랬지.. 내가 이렇게 살겠다고 했었지. 날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삶을 산다고 했었지…’
제 스스로 반성을 했습니다. 군 부대 안에서 순간 순간 주시는 마음만 보고 지냈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끔씩 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있고 잘지내고 있다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이 때 느꼈습니다. UDTS 수료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이, 그리고 훈련의 연속이라는 말이 어떤 말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차 정기휴가 복귀 후에 한 달 정도는 연등 하면서 성경도 읽고 신앙서적도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상병 달고 제가 좀 달라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훈련소 첫 예배 때 첫 찬양을 듣고 눈물이 났던 것, 성경책을 너무 읽고 싶어 세례식 때 조그만 성경책을 받고 좋아했던 것, 야간 근무 때 수용동을 순찰하면서 수용자들을 위해 기도했던 것, 이등병,일병 때 근무지에 선임 몰래 작은 성경책을 들고가 선임 없을 때 꺼내서 읽던 기억이 나면서 내가 편해지면서 놓치고 있던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첫 마음을 잃지 않으면서 지내려고 하는데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계속해서 제가 결심했던 대로 살고싶습니다. 잘되기도 하고 안될때도 있지만 삶에 있어서 끝나지 않는 훈련이라 생각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 삶을 통해
분대장을 달고 병장이 되고나서부터 생활관에서 눈치 보지 않고 성경책을 꺼내 책상에 앉아 읽었던 것 같습니다. 아침 점호가 끝나고 식사를 하고 세면을 하고 근무 투입 전까지 조금씩 읽었습니다.
어느 날 복도를 걷고 있는데 중대장님과 마주쳤는데 중대장님께서 제게 “아침마다 성경책 읽어?”라고 물으셨습니다. 왜 물으시는지 모른 채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중대장님께서 “너 기독교야?”라고 물으셨고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중대장님께서 “나도 기독교인이야”라고 하셨습니다. 그 이후 송구영신 예배 준비를 위해 점호를 빠져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당직이시던 중대장님의 이해함으로 준비를 잘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일병 말쯤에 어떤 사건으로 부대 내 군종병(신학과 출신이 하는 군종)이 바뀌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부대에서 정해준 군종병이 무교였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위에서 지침이 내린거라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무교였던 군종병 선임과 같이 군종병을 하면서 지내다 선임이 전역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 때 그 선임이 한 말이 있습니다. “나는 기독교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너희들과 같이 일하고 지내보니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거 같아. 너희들이 너무 착하고 좋았다.” 라고 말하는데 이것이 ‘관계전도’구나 생각했습니다. 같이 생활하면서 삶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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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국군교도소에서 죄인에 대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배웁니다
④ [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고난 중에 하나님의 살아계심이 의심스러울 때
⑤ [군에서 예배하지 말입니다] 그들은 수용복을 입은 죄인이고, 나는 전투복을 입은 죄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