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ug-M 이 벌써 10번째 모였습니다.
그 기념으로 그동안 제가 만났던 졸업생들과 이야기 하면서 나눈 내용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모두 함께 만나서 인터뷰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용에 약간 후 가공이 있어요. 졸업생 A,B,C,D 로 표기한 이 분들은 여러분이 아시는 분일 수도, 아닐 수도 있어요. 출신 대학은 서울과 지역이 섞여 있고, 미혼, 기혼 선배님도 섞였습니다.
아, 공통점이 하나 있네요. 모두 자매님들 이십니다. ^^
그럼 이제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현재 하고 계신 일들을 말씀해주세요.
저는 졸업한 이후에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어요.
다행히 학자금 융자는 별로 없어서 이자 걱정은 없이 살아요.
우와. 정말 다행이네요.
계속 계약직으로 있는 것은 불안해요.
친구들 사이에서도 “한번 계약직은 계속 계약직”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지금 일하는 곳도 계약 연장은 가능하지만, 정규직 전환이 되는 곳은 아니거든요.
그럼 A님 은 앞으로 다른 계획이 있나요?
다른 사람들은 계약 연장을 하기도 하고, 다른 회사에 틈틈이 지원도 하고, 대학원 준비해서 스펙을 더 쌓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저는 이번 회사에서 계약 한 기간이 끝날 때까지만 일하고, 제가 관심 있는 분야에 도전해보려고 해요. 그 분야 아르바이트를 계속하고, 자격증도 준비 하고 있어요.
그럼 힘들지 않아요?
지금 하고 계신 일과 아르바이트 두 가지를 병행한다는 거잖아요.
제가 26세인데요. 아직은 그렇게 힘들어도 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해보고 싶더라고요. 안되면 어떻게할지 Plan B도 세워 놓았어요.
저는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부모님 소원 들어드리기의 성격이 강했거든요. 그런데 계속 공부하다 보니까, 교육분야에 관심이 생기는 거예요. 원래는 임고 한번 보고, 안되면 유학 준비하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임고 준비하면서 제가 있는 과목의 대안 분야도 생각하고, 기도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B님은 다른 고시준비하는 분들에 비해 부담이 덜 하시겠네요.
제가 아는 다른 분들은 보통 1년에서 1년 반 정도는 주위랑 연락도 끊고 고시공부만하시더라고요. 불안해서 잠도 못 주무시는 것 같고…
저는 효도 고시의 성격이 강해서…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주변에 보면 부모님께서 원하셔서 임용고시 준비하시는 분도 좀 계시던데.. 물론 자신이 원해서 하시는 분이 훨씬 많겠지만요.^^
저도 교육계에 관심이 있는데요. 교육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수업이 밤에 있어서 주간에는 일을 하고, 야간에는 공부하는 상황인데, 연말에는 회사 업무랑 대학원 과제가 겹쳐서 쉴 틈 없이 살고 있어요.
주경야독의 삶을 사시는 거군요.
네, 그래서 저는 직장인인데, 방학이 기다려져요.
회사일은 어떻게 할 수 없어도, 대학원 수업은 방학이 있으니 쉴 수 있잖아요.^^
주중 과제나, 갑자기 닥치는 야근 같은 것은 어떻게 하세요?
체력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회사에 사정을 말씀드리고 여섯시 땡 치면 바로 대학원 수업으로 달려 나와요. 수업이 매일 있는 게 아니어서 양해를 구하는 것이 가능했어요. 과제는 수업 마치고 집에 가는 길부터 시작해서 수업 없는 요일과 주말에 하고 있죠. 생명 끈 줄여서 가방끈 늘리는 각오로 살고 있어요.
“주경야독 = 생명 끈 줄이기” 인 셈이네요.
저는 학교 선생님이에요.
오오오~~
너무 하고싶고 오랫동안 기도하면서 결정한 일인데, 정말 쉽지 않고, 하루하루가 힘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과도, 가르치는 학생들과도 관계가 너무 어려웠어요. 이 길이 정말 제 길이 맞는지 확신도 없어지고……. 다 지나간 일이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이에요. 지금은 연차도 어느 정도 되어서 같이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 기도하고, 학생들을 더 도울 일이 없는지도 보게 되었어요.
선생님이시면 사실 요즘에는 가장 안정된 곳이라고 생각하잖아요.
바보 같은 질문이겠지만, 그런데도 고민 이 있으신가요?
교사라는 직업 때문에 생기는 고민이 있지만, 제가 인간이기 때문에 하는 고민도 계속 되는 것 같아요.
요즘 고등학교에서 국영수이외의 과목은 대학마다 전형이 다 달라서 포기하는 학생들도 많거든요. 하지만, 학교에서의 교육은 그 정보를 얻는 것뿐만 아니라, 그 공부를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는 틀을 제공해 주는데 의의가 있는 거니까요.
거기에 또 지금 제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되는 것 같아요.
항상 들으시는 말이겠지만, 모두 학생 때처럼 졸업하고도 열심히 주님 앞에 머무는 삶을 훈련하고 계신 것 같아요. 혹시 후배들에게 해주실 말씀 이 있으신가요?
힘내세요!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지만 아직 젊으니까 기회가 있어요. 대학생일때는 4학년이 제일 고학년이어서 ‘나이 많고, 이번에 안 되면 끝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사회에서는 이제 시작하는 ‘초보’니까 여유를 갖고 임하시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아, 물론 성실함은 옵션이 아닌 필수에요. ㅋㅋ
진로고민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아마 이런 고민은 평생하지 않을까요? “나만 잘 모르는 것 같아.”라고 생각하시지 말고 주님이 보여주신 자기 길을 믿고 꾸준히 해나가면 되요.
네 말씀 나눠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르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어요. 해야 하는 일과 목표 때문에 마리아처럼 주님발치에서 말씀에 귀 기울 일 수는 없지만, 마르다처럼 자기 자리에서 주님과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선배님들의 도전과 끈기를 보면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함께 만나서 했던 이야기들은 이것보다 물론 훨씬 더 많지만, 일단은 이정도로 줄이겠습니다.
이번에는 본의 아니게 교육 쪽 분들의 이야기가 많았는데, 다음에는 다른 영역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과의 말씀도 나누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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