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전도사님, 간사님에게 물어보자니 헛소리하지 말라고 쿠사리 먹을 것 같고, 친구에게 물어보자니 걔나 나나 도찐개찐인 것 같고. 마음에 품고 있으나 누구에게 물어보아야할지 몰랐던 물음들, 어디서 들어야할지 몰랐던 대답을 고양이상담소에서 들려드립니다.
때로는 단호박으로, 때로는 따뜻하게 상담하는 현자냥이를 만나보세요.
대학교에 입학해보니 너무 바빠요. 주변에서도 1학년 때부터 성적이나 대외활동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구요. 주일에는 교회 봉사도 해야합니다. 할 것 많은 대학생활, 바쁜데 교회만 잘 다니면 됐지 선교단체까지 해야하나요?
12년간 공부만 하느라 고생 많았다.
그 시간에 했던 모든 행위는 오직 공부를 위한 거였지.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운동을 하고, 심지어 쉬고 여행을 가는 것도 네가 좋은 성적을 얻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 였으니까.
아, 물론 이 모든게 주님의 영광을 위한 거였지. 나도 그렇게 공부했어.
그렇지만 이제 대학에 오면서 그 상황이 바뀌었어.
대학에 오면 고등학교와는 다른 3가지 상황이 생겨.
- 불규칙한 등교시간
수업시간 선택이 자유로워지니까 등교 시간이 불규칙해지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건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버려. - 수업 선택의 자율성
1학년 첫 학기에는 보통 학과 조교님이 도와주기는 하더라만, 그 다음 학기부터는 애매하지. ㅎㅎㅎ 잠깐 정신 놓으면 수업도 너도 안드로메다로.. - 비지정 좌석제
고등학교까지는 지정석이었어. 한번 정해진 자리는 잘 바뀌지 않고, 또 같은 반은 거의 하루 반나절을 같이 있는 거잖아. 하지만 대학은 그렇지 않지. 그게 친구 만들기를 어렵게 하는거야.
이런 3가지 원인 때문에 우리는 엄청 곤란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지.
1. 친구를 사귀기가 힘들다.
대부분 학부제이기 때문에 같은 학부의 사람들과도 팀 프로젝트가 아니면 얼굴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야.
좌석도 지정제가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일 자리에 앉는 사람이 다르고, 처음 얼굴 보는 사람한테 “안녕하세요? 우리 친구 할래요?” 이럴만한 강심장들은 … 많지 않지.
2. 뭘 알아야 하지? 성적, 스펙. 어디가서 물어보죠?
고등학교때는 질문이 필요 없지.
가만히 앉아 있으면 시간표 다 짜져서 나오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시험범위 프린트물 받아서 공부하면 되고.
가만히 않아 있으면 앞 뒤 옆 사람들과 친해지고,
하지만, 대학생은… 정신을 못차리겠는데, 어디가서 물어봐야 할지도 모르겠다는게 함정이야.
3. 지난 2월까지 난 고등학생 = 청소년 이었는데. 한달 후인 2015. 3월 나는 대학생. 이제는 어른?
뭔가 ‘어른’ 하면 이제는 막 혼자 밥 먹어도 될거 같고,
그냥 대학 다니면 좋은 사람들이 나한테 막 생길 거 같고 그렇지? ㅋㅋㅋ
4. 기숙사에 이런 전설이 있다던데.. “기숙사 아침밥을 100일 먹으면 용이 되어 승천 할 수 있다.”
대학생 = 야밤형 인간이라는 생각때문에 시간 사용을 제대로 못한다는 이야기지.
종합해보면 한 마디로 질문은 있는데 답이 없는 상황을 맞는거야.
내가 해 줄 수 있는 답을 하자면…..
교회 잘 다니는거, 당연하지 꼭 해야 하는거야.
근데, 교회에 같은 학교 선배나 친구가 있어?
난 지금 100% 현실적인 측면에서 선교단체 활동을 이야기하는거야.
친구 사귀고, 선배랑 친해지는 거 웬만한 성격 아니면, 쉽지 않다.
친구가 사귀고 싶어? 학식에서 혼자 밥먹는거 힘들어?
그럼 친구를 만들 수 있는 모임에 가면 되는거야.
거기다 기독교인의 생각을 가지고 삶을 폭 넓게 성장시키는 기회를 얻으려면
교회 뿐만 아니라 선교단체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시간이 없다고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말이지.
어제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생각만 하지 말고, 한번 아무 종이에다가 아침에 일어난 시간부터 밤에 잔 시간까지 쭉 적어봐.
… 어때? 뭐 때문에 바쁜지 알겠어?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지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기 앞에 있는 일을 닥치는 대로 (맞아 닥치는 대로…) 해치우느라 시간을 보내기 일쑤지.
꼭 해야 하는 일부터 시간을 써. 그리고 남는 시간에 부스러기 일들을 하면 되는 거야.
선교단체 꼭 가야해요? 라는 질문을 어떤 사역하시는 분에게 들은 적이 있어.
학생들 할 것 도 많고, 놀 것도 많은데, 노는 것도 젊을때 놀아야 하는데, 꼭 선교단체 갈 필요 있냐고.
교회 생활 하는 걸로 충분하지 않겠냐고.
졸업생들 만나보면, 세상의 소돔과 고모라는 다 거기 있는거 같아.
그렇지만 일단 어느 정도의 시간을 지나고 나면 대부분의 선배님들께서 하시는 말씀은
선교단체의 훈련과 그때 했던 고민들이 사회생활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거야.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내 평생의 비전과 소명은 무엇일까?
선교사적 삶이란 어떤 걸 말하고, 실제 선교는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가?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는 어떻게 해석하고 살아가야 하는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삶이란 어떤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고님하고 답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선교단체야. 꼭 한번 가봐.
후회 없는 선택이 될거라고 생각해.
마지막으로 님이 하고 싶은 대학생활은 어떤 거니?
학업, 연애, 어학, 스펙, 여행, 동아리, 아르바이트, 친구관계…
정말 하고 싶은게 많기도 하네ㅎㅎ
근데, 이 중에 네가 진짜로 원하는 건 뭐니?
고등학교때까지 할 건 딱 하나만 있다고 배우잖아. 공부 공부 공부 … 공부
대부분 대학에 오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목적이 있다고 말을 해.
하지만 대부분 그 목적은 피상적이고, 대략 15년에서 20년 정도 지나면 변할 것들이 많아.
삶의 목적을 얻고 싶은 직업이나, 들어가고 싶은 회사에 한정시키기 때문이지.
인생을 통틀어서 변하지 않을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나만의 필살기는 무엇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하는 시기가 대학시기야.
물론 직업이나, 회사에 대한 고민이 나쁜게 아니다!
(어디가서 냥이가 직업 갖는건 쓸데 없다고 말했다고 하면 큰일 나. 난 그 분들이 주시는 사료에 의지해서 살고 있다고. ㅠ.ㅠ 집사님들 사랑해요~!!!)
한국에서는 보통 50세 전후에 은퇴를 하는데, 우리의 평균 수명은 100세야.
(거의 틀림 없다고 생각해. 요즘 수명이 80라고.)
80년이나 되는 시간이 우리 앞에 있어. (이미 20년 지나갔다.)
다들 좋은 직장을 갖고, 좋은 회사에서 평생 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꿈인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잖아.
평생을 두고 이룰 만한 가치. 이게 있어야 앞으로 남은 80년을 살아 남을 수 있어.
특별히 기독교인들이라면, 말씀 안에서 이 가치들을 발견하고 실행하는 사람이어야 해.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1:28)
뭐 그렇게 거창한 걸 20대에 이루라고 하냐고?
나는 이걸 20대에 궤도에 올리라는게 아니야.
가치를 발견하라는 거지. 모든 가치를 다 발견하지 않아도 좋아.
그 가치를 향해 가는 방향성만 알게 되어도 20대 인생에서 꼭 해야하는 숙제를 한거니까.
선교단체는 그런 ‘가치’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곳이야.
하나님 앞에서 네 인생의 가치를 발견하고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곳이야.
평생에 네가 할 고민을 같이 해 줄 수 있는 친구를 만날 수도 있어. (난 만났다우. ㅋㅋ)
물론 그 목적지까지 같이 갈 파트너를 만날 수도 있겠지.
인생 뭐 없어. 네가 뭘 원하는 지 알면 되는 거야. 힘내자 님아.
이 사람에게 하기도, 저 사람에게 하기도 어려운 질문에 현자냥이가 답해드려요. 누구에게 말하기 부끄러운 째째한 이야기부터, 세상의 이치를 담은 심오한 질문까지 모두 들어드립니다.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건 함정. 답정너는 사절.